윤병동 “제조 경쟁력 갈림길…AI네이티브팩토리 전환·AX양극화 극복 절실”


■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원프레딕트 대표)

현장 데이터 99% 이상 활용 못 하고 폐기돼

고장·불량 데이터와 맥락 정보 부족 등 한계

대기업·중소기업간 AX 격차도 갈수록 확대

“데이터 자산화·AI에이전트 연결·AX 해소하고

AI 네이티브 팩토리, 새 수출산업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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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의 AI 제조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제공=원프레딕트


인공지능(AI)이 제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지만 국내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99% 이상은 한 번 사용된 뒤 버려지고 있다. 제조 AI 역량 격차가 생산성과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는 만큼 현장 데이터를 AI 자산으로 전환하고 생산 공정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제조 강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AI 네이티브 팩토리(AI Native Factory)’ 구축과 제조 AX(인공지능 전환)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2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프레딕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제조 강국이지만 AI가 학습할 수 있는 ‘쓸 만한 제조 데이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장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제조 강국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메릴랜드대 조교수를 거쳐 2010년 서울대에 부임해 현재 서울대 산업AX센터장을 맡고 있다. 2017년 산업 설비 예지보전 기업 원프레딕트를 창업해 AI로 움직이는 공장 솔루션을 발전시켜 내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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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조 AI 전환과 현장 확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윤 교수는 제조 AI의 최대 난제로 고장·불량 데이터 부족과 숙련자의 암묵지 소멸, 공정별 데이터 단절을 꼽았다. 공장은 정상 가동 비중이 높아 AI가 학습해야 할 이상 데이터가 부족하고, 이상이 발생해도 원인과 조치 결과가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숙련자가 기계의 소리와 진동, 냄새, 온도 변화 등으로 이상을 감지하는 경험도 퇴직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그는 “설비와 센서, 생산관리시스템(MES), 품질관리시스템(QMS)에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지만 발생 배경과 공정 조건, 설비 상태를 설명하는 맥락 정보가 부족하다”며 “공정별 데이터를 연결하고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조 AI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제조 경쟁국인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로 산업별 고품질 데이터셋과 공통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동차·전자·철강 공장 등에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AI 공장 모델을 유럽 등 해외 생산기지에도 이식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도 생성형 AI와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생산·품질·공급망 의사결정에 접목하며 제조업의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a6ca23f938891.png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제조 AI 전환과 현장 확산을 위한 정채토론회’에 참석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AI 네이티브 팩토리’다. 기존 공장에 AI 솔루션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생산·품질·정비·안전·에너지·물류·공급망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에이전트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공장 운영체계다. 센서와 영상, 설비·업무 데이터를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축적한 뒤 업무별 AI 에이전트를 MES 등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무인공장이 아니라 반복적인 감시와 분석은 AI가 맡고 사람은 전략 수립과 창의적 판단, 예외 상황 대응에 집중하는 구조”라며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직무 전환 교육과 함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과 공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조 AX 정책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장비 보급 못지 않게 데이터 자산화와 전문 인력 양성, 공동 연산 인프라, 실증 시설,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은 자체 데이터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떤 공정 문제를 AI로 해결할지 정의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제품과 공정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데이터 갱신과 AI 재학습, 유지보수 비용을 지원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기업에 대한 AX 지원 종료 이후에도 시스템이 실제 운영되고 다른 생산라인과 협력사까지 확산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제조 AX 양극화는 산업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진다”며 “정부는 공통 데이터 플랫폼과 전문 인력, 실증 환경을 공공 인프라로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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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원프레딕트 로고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 교수는 AI 네이티브 팩토리를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자동차와 배터리, 선박, 전자제품 등 완제품 수출을 넘어 제조사와 건설사, 자동화 기업, AI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장 건설부터 자동화 설비, AI 소프트웨어, 품질·정비·에너지·안전·공급망 운영 서비스까지 함께 수출하는 모델이다. 공장 준공 이후에도 AI 소프트웨어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권리와 보안, 이차 활용 범위를 명확히 하는 표준 계약과 제조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로봇 숫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공장 내 의사결정을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짐 스나베 독일 지멘스 이사회 의장도 ‘한국의 제조 AX를 벤치마킹 중’이라고 얘기했는데, 보다 자신감을 갖고 AI 네이티브 팩토리 전환과 AX 양극화 극복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 : 서울경제 고광본 선임기자 (https://www.sedaily.com/article/20071915?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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